DC 정토회가 새 보금자리로 옮겨온 지 두 번째 맞는 부처님 오신 날 미주정토회관을 가득 메운 70여명이 넘는 분들은 법륜 스님의 영상법문을 듣고 욕불의식을 지내는 등 부처님의 탄신을 기념하는 뜻깊은 하루를 함께 보내었습니다. 법륜 스님의 기념법문은 지은 인연의 과보는 피할 수 없다는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 어리석은 행위, 잘못된 신앙을 버리고 바른 길을 따라 정진하면 누구나 자유롭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우리들의 마음에 되새겨 주셨습니다.
우리는 좋은 일은 안 하고 복은 받으려 하고 온갖 나쁜 일은 다 하고 벌은 피하려 한다. 그것이 안 이루어지면 믿어봐야 소용없다고 한다. 그런 신앙 형태는 부처님 당시 이미 팽배해 있었다. 아무리 죄를 지어도 강가 강에서 목욕을 하면 죄가 다 씻긴다 하여 초하루 보름 때만 되면 사람들이 강가 강에 모이곤 했다. 그 말을 들은 부처님은 “그 말이 맞다면 강가 강에 있는 물고기가 제일 먼저 천국에 가겠구나” 말씀하시며 지은 인연의 과보는 피할 수 없다는 진리를 깨우쳐 주셨다.
문제는 오늘 우리들은 아직도 그분의 가르침이나 인생을 잘 따르고 있지 않다. 아직도 내가 낳은 자식 때문에, 함께 사는 남편/아내 때문에, 그리고 나를 낳아 준 부모님 때문에 괴롭다고 말한다. 여전히 남을 탓하며 행복도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라는 진리를 못 깨닫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남편이, 부모가, 자식이 잘 해도 내가 만족하지 못하면 불평불만은 끝이 없다. 나를 고집하면 누구와 살아도 괴롭고 나를 내려놓으면 길가는 사람 누구와 살아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 이런 이치를 깨우쳐 우리를 더 행복한 길로 인도해 주신 분이 부처님이다. 언제나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셨기에 우리는 그분을 따르는 것이다.
내가 행복하고 내 가정이 화목하고 우리 사회가 평화롭게 잘 사는 사회가 되는 것은 내가 하기 나름이고 따라서 내가 주인이다. 그래서 요즘 정토회에서는 “(내가) 세상의 희망이 되겠습니다”를 하고 있다. 마치 처녀가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듯 고통과 불행 속에 있는 내 손을 잡아 줄 메시아를 기다리기 보다는 내가 나를 구제하고, 자식, 부모, 이웃사람의 손을 잡아 주자는 것이다. 이것이 부처님 오신 날 연등불을 켜는 이유이기도 하다. 연꽃은 진흙에서 피어나지만 그 진흙에 물들지 않고 꽃을 피운다. 마찬가지로 이 혼탁한 세상에 물들지 않고 오히려 세상의 빛이 되는 한 자루 촛불이 되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자기 삶에 대해 각성을 해야 한다.
이런 불교가 왜 개인의 복을 비는 이기적인 신앙으로 변질되었는가? 불교가 수백년 동안 탄압을 받으며 겨우 명맥을 이어오다 보니 불교신앙이 산신신앙과 차이가 없게 되었다. 용성조사께서 불교를 중흥시켜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옛날의 관습이 남아 있다 보니 최근의 말썽도 일어난 것이다. 이런 현실에 실망할 필요 없다. 불교의 역사를 알고 긴 관점에서 보면 불교는 계속 나아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나쁜 것들이 터져 나오는 것뿐이다.
젊을 때 이런 불교에 대해 실망을 하고 스승을 찾아 원망과 한탄을 했더니 “탑 앞에 소나무가 되라“ 말씀하셨다. 소나무가 어릴 때는 그늘에 가린다고 탑을 탓하지만 크고 나면 오히려 소나무가 탑을 가린다. 다시 말해, 남을 탓하지 말고 자신이 수행 정진하여 세상의 희망이 되라는, 불교의 희망이 되라는 말씀이다. (말썽을 피운 스님) 개개인을 보면 잘못한 것이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모두 역사적 산물이다. (내가 지은 인연의 과보를 받아들여야 내 인생의 주인이 되듯이 우리가 불교의 주인이 되고 희망이 되려면 이 역사적 산물을 껴안아야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남북한이 서로 싸우고 남한 안에서도 진보, 보수, 지역간 싸우는 것이 잘못된 것이지만 긴 역사에서 보면 어쩔 수 없는 역사적 유산이다. 우리가 진짜 나라의 주인이라면 이 역사를 껴안아야 한다. 이것을 보고 “우리 국민이 문제다”라고 늘 하면 진짜 문제가 된다. 그래도 일제 지배 받고 전쟁까지 했지만 지금 잘 살고 있다. 정말 찌그렁만 했으면 아무것도 안 되었을텐데, 찌그렁 찌그렁 하면서도 여기까지 잘 왔다. 부족한 것은 있지만 그래도 잘 해 왔다. 이렇게 늘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안주해서는 안 된다.
부처님 오신 날 맞이 하여 “내가 희망이다” 라는 원을 가지고, 희망의 씨앗을 전국, 전세계 방방곡곡에 뿌리며, 그 가운데 자유와 행복을 만끽고, 이런 좋은 날 북한의 굶주리며 고통 받는 아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달라는 부탁을 하시면 법륜스님께서 법문을 마무리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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